올해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는 뉴스, 보셨나요? 많은 분들이 "도대체 왜 유엔총회까지 가야 하지?", "그게 뭐라고 대통령이 직접 가서 연설을 해?"라는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사실 예전엔 유엔총회(UN General Assembly)에 대해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어요. 매년 하는 행사 같고, 뉴스에서 잠깐 나오는 외교 뉴스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런데 이번엔 다르게 느껴졌어요. 왜냐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연설을 하고, 글로벌 정상들과 일정을 소화하는 걸 보면서 "이 회의가 단순한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유엔총회에 대해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봤어요.
이번 글에선 유엔총회가 어떤 곳이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우리나라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친근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유엔총회는 어떤 회의인가요?
유엔총회는 유엔(United Nations, UN)의 6대 주요 기구 중 하나입니다. 유엔에는 안보리, 경제사회이사회, 국제사법재판소 등 다양한 기구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엔총회는 가장 '포괄적이고 민주적인 회의체'로 꼽힙니다. 왜냐고요? 무려 193개 유엔 회원국이 전부 참여하거든요. 그리고 그 나라들 모두 동등한 1표의 권리를 가집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북한이나 말리나 1표는 1표입니다.
매년 9월 중순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정기 회기가 열리며, 보통 1년 동안 진행됩니다. 가장 유명한 행사는 정기 회기의 첫 주에 열리는 고위급 일반토의(General Debate)인데요, 여기서 각국 정상들이 연설을 하며 자국의 입장을 전 세계에 알립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바로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 입장을 연설한 것이죠.
유엔총회에서 다루는 이슈들
- 많은 분들이 유엔총회를 단순히 '회의하는 곳' 정도로만 생각하시는데, 실은 엄청난 주제가 논의됩니다. 대표적인 이슈는 다음과 같아요:
- 국제 평화 및 안전 유지
- 인권 보호 및 증진
- 기후 변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
- 보건 위기 대응 (예: 팬데믹)
- 개발도상국 지원
- 핵 군축 및 안보리 개혁 문제
예를 들어, 2015년 유엔총회에서 전 세계가 함께 만든 것이 바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입니다. 빈곤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교육과 젠더 평등을 실현하자는 약속이죠. 지금 우리가 기업 CSR이나 ESG, 탄소중립 얘기할 때 이 SDGs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요.
Q. 유엔총회의 결의는 법적 구속력이 있나요?
A. 대부분은 "권고적" 효력만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강제력은 없다는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결의들이 국제 사회의 '표준'이 되고, 나중엔 관습법처럼 굳어지기도 하거든요.
또한, 강대국들의 입장을 견제하거나 중소국가들의 의견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포럼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미국이 반대해도 다른 나라들이 모여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 등을 유엔총회에서 비판하는 결의안을 내기도 하죠.
유엔총회의 구조와 운영 방식
유엔총회는 단일 회의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6개의 주요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제1위원회: 군축 및 국제 안보
- 제2위원회: 경제 및 재정
- 제3위원회: 사회, 인권, 인도주의 사안
- 제4위원회: 식민지 해체, 특별 정치 사안
- 제5위원회: 예산 및 행정
- 제6위원회: 국제법 및 법률
이 외에도 수많은 소위원회와 워킹그룹이 있어요. 우리나라 외교부나 유관 부처, 전문가들이 이곳에 참여해서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국제 공조를 이끌어냅니다.
한국과 유엔총회,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건 단순한 외교적 퍼포먼스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1991년 유엔에 가입했어요. 비교적 최근이죠. 그 이후 우리는 유엔을 통한 외교력을 키워 왔습니다.
- 2001년: 대한민국 외교관 반기문 총장이 UN 사무총장에 당선
- 2015년: SDGs 채택 과정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이 사례로 주목됨
- 북핵문제: 유엔총회에서도 꾸준히 안건으로 올라오며, 우리 외교안보정책과 직결
- 개도국 원조 및 K-방역 모델 홍보
특히 최근 몇 년 간은 기후 변화 대응, AI 윤리, 디지털 격차 문제 등에서 한국이 제안국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하는 오해들 바로잡기
"유엔총회는 별 영향 없는 말잔치 아닌가요?"
- → 아닙니다. 비록 결의안이 강제력은 없지만, 국제 규범이 형성되는 장이고, 강대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포럼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중견국은 영향력이 없지 않나요?"
- →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유엔총회는 1국 1표의 원칙 때문에, 중견국이나 개도국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어요.
"참석 안 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 → 대통령급 연설은 국제사회에 자국 입장을 설명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대입니다. 특히 외신을 통해 바로 보도되기 때문에, 국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 사례: 유엔총회를 통해 한국이 얻은 것들
1. 유엔 평화유지군(PKO) 활동 강화
한국은 캄보디아, 동티모르, 레바논, 남수단 등지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며 국제사회에서 기여를 인정받고 있어요. 이 파병도 유엔총회의 결의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2. 유엔 공공행정상 수상
전자정부 분야에서 한국은 유엔으로부터 여러 차례 공공행정상을 수상했습니다. 이것도 유엔 기구와의 협력 덕분이죠.
3. K-방역, 디지털 보건 모델 전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국의 방역 성공 사례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여러 국가에 의해 언급되었고, 한국 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소개하며 협력을 제안했습니다.
유엔총회의 한계와 과제
물론 유엔총회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안보리와의 권한 중복, 실질적 집행력 부족, 강대국의 영향력, 회의 피로감 등이 있죠. 하지만 이런 문제는 오히려 유엔총회의 중요성을 더 부각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는 너무 크고 복잡해서, 어느 한 나라나 기구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엔총회는 그런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장이에요.
유엔총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이재명 대통령 유엔총회 참석'이라는 기사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엔총회는 그 자체가 국제사회의 민심을 보여주는 창이자, 우리 정부가 국익을 위해 싸우는 최전선 중 하나예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리더들은 유엔총회에서 빈곤과 기후위기, 전쟁과 인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한국도, 우리의 대표도 함께 있습니다.
다음번에 유엔총회 뉴스가 뜬다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시지 않을까요?
세계와의 연결고리, 그게 바로 유엔총회입니다.